2026년 1월 1일부터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생활폐기물 매립이 전면 금지됐다. 생활폐기물은 우리가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리는 일반 쓰레기를 말한다. 이제 이 쓰레기를 더 이상 땅에 묻지 말고 모두 태워서 처리하라는 구조로 제도가 바뀐 것이다.
서울만 놓고 보면 하루에 약 3,200톤의 종량제 쓰레기가 발생한다. 문제는 처리 능력이다. 서울 시내 소각장은 마포, 양천, 노원, 강남 4곳뿐이고, 이들이 하루에 처리할 수 있는 양은 약 2,020톤에 불과하다. 나머지 1,000톤가량은 그동안 인천 통합매립지로 보내 매립해 왔다.

이 방식이 가능했던 이유는 2015년,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환경부가 수도권 매립을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합의는 2026년을 끝으로 종료됐다. 서울시가 4년 유예를 요청했지만, 인천시는 더 이상 타 지역 쓰레기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상암 소각장과 반복되는 시간 끌기
서울시가 2030년까지 유예를 요청한 배경에는 상암동 신규 소각장이 있다. 서울시는 2018년 중국의 폐기물 수입 중단 이후, 이른바 쓰레기 대란을 겪은 뒤 신규 소각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2023년 상암동 건설이 최종 결정됐지만, 마포구 주민들이 절차적 문제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고 1심에서 서울시가 패소했다.
입지 선정 과정에서 주민 대표를 위원회에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절차적 흠결이 문제였다. 서울시는 항소 중이며, 승소할 경우 2030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항소에서도 패소할 경우 입지 선정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고, 이 경우 2035년 이후로 문제가 넘어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요한 점은, 승소하더라도 2030년까지 서울시는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사실이다.
민간 소각장으로 흩어지는 서울 쓰레기
결국 2026년 1월 1일부터 서울에서 소각 용량을 초과한 쓰레기는 전국 각지의 민간 소각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강동구는 충남 천안과 세종시 소재 민간 소각장으로 쓰레기를 보내기 시작했고, 처리 단가는 톤당 18만1,000원 수준이다. 이는 수도권 매립지와 공공 소각시설 대비 상당히 높은 비용이다.
금천구는 충남 공주와 서산, 경기 화성의 민간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인근 자치구의 소각시설을 활용하려 했지만, 지역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인천을 제외한 경기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양시는 충북 음성의 민간 폐기물 업체와 계약을 체결했다.
당장의 쓰레기 대란은 민간 소각장 돌려막기로 막았지만, 처리 비용 상승과 지역 갈등은 이제 시작 단계다.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논의가 나오는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현재 20리터 종량제 봉투 전국 평균 가격은 512원이지만, 쓰레기 처리 비용은 연 5조 원에 달하는 반면 봉투 판매 수입은 1조 원 수준에 불과하다. 이 구조에서는 인상이 불가피하다.

외국계 사모펀드가 웃는 이유
눈여겨볼 지점은 민간 소각업체의 소유 구조다. 현재 서울시와 계약을 맺은 민간 소각업체 중 상당수가 외국계 사모펀드 소유다. 송파구와 계약한 리뉴에너지경기는 미국 사모펀드 KKR이 인수한 리뉴어스의 자회사다.
성동구와 계약한 비노텍은 싱가포르 국부펀드가 소유한 케펠인프라 산하 기업이고, 영등포구와 강북구가 계약한 청송산업개발과 가나에너지는 스웨덴 EQT 파트너스가 소유하고 있다. 쓰레기 처리 단가가 오를수록, 이들 민간 업체의 수익성은 구조적으로 개선될 수밖에 없다.
시멘트 산업이 조용히 주목받는 이유
민간 소각업체 외에 또 하나 눈여겨볼 산업이 있다. 바로 시멘트 산업이다. 시멘트는 제조 과정에서 폐플라스틱, 하수 슬러지, 폐목재, 폐유, 폐타이어 등 불에 탈 수 있는 폐기물을 연료로 사용한다. 오염된 폐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려운데, 열량이 높아 유연탄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다.
유연탄은 톤당 약 100달러에 수입해야 하지만, 폐플라스틱은 오히려 톤당 약 5만 원을 받고 가져올 수 있다. 연소 효율까지 고려하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은 더 커진다. 문제는 기술이다. 폐플라스틱을 안정적으로 태우려면 1,450도의 고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하고, 이를 위해 대당 1,000억 원 수준의 첨단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환경 오염 산업에서 친환경 산업으로
시멘트 업계 1위인 쌍용은 순환자원 대체율 100%를 목표로 5,000억 원 투자를 발표했다. 한일현대시멘트와 성신양회도 대규모 설비 투자를 시작했다. 대체율이 높아질수록 시멘트 업체는 연료비를 절감하는 동시에 폐기물 처리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다.
시멘트 소각로는 기존 폐기물 소각로보다 고온이기 때문에 다이옥신 배출이 적다는 장점도 있다. 만약 폐기물을 고온에서 완전 연소해 탄소 배출 없이 처리할 수 있다면, 시멘트 산업은 환경 오염 산업에서 친환경 인프라 산업으로 성격이 바뀔 수 있다. 탄소세, ESG 자금 유입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이유다.
서울시를 포함한 지자체는 연간 수백만 톤의 생활폐기물 처리처가 필요하고, 시멘트 업계는 이미 연간 250만 톤 이상의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이 두 흐름이 연결되기 시작하면, 쓰레기는 비용이 아니라 자원이 된다. 물론 환경단체의 검증 요구와 반발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다.
서울 쓰레기 대란은 이미 시작됐다. 지금은 받아주는 곳이 있어 조용하지만,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한다. 당장은 민간 폐기물 처리업체가 주목받고 있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시멘트 산업 역시 장기적으로 다시 볼 필요가 있는 구간이다.
'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주 경제 급성장 분석 민간 자본은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1) | 2026.01.18 |
|---|---|
| 2026년 AI 투자 전략, 개별 종목 대신 SMH ETF가 합리적인 이유 (0) | 2026.01.18 |
| 파월 연준 의장 강제수사 논란과 연준 독립성 위기 분석 (0) | 2026.01.13 |
| 시드머니를 늘리기 위한 카드테크 1월 떳습니다. (링크 공유) (0) | 2026.01.09 |
| 데이터센터 관련주 아이렌 텐베거 가능성 나오는 이유 (0) | 2025.1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