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0DTE 옵션이란, 0DTE가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베팅 구조

요즘 미국 증시 관련 글을 보다 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0DTE 옵션입니다. 하루짜리 베팅, 초단기 옵션, 투기적 거래라는 말들이 따라붙지만, 정확히 어떤 구조인지 이해하지 못한 채 지나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은 투자 권유가 아니라 시장 구조를 이해하기 위한 사전학습이라는 관점에서 0DTE를 차분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0DTE 옵션이란, 0DTE가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베팅 구조

옵션의 기본은 만기에서 시작한다

옵션을 이해하려면 가장 먼저 만기 개념부터 짚어야 합니다. 주가지수 옵션과 개별 주식 옵션은 기본적으로 월물 옵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금융에서 ‘물’이라는 표현은 만기를 뜻합니다. 월물이라고 하면 만기가 한 달 남은 상품을 의미합니다.

미국 국채 10년물이 만기 10년짜리 국채를 뜻하는 것과 같은 개념입니다. 미국 주식 옵션의 경우, 월물 옵션의 만기는 보통 매월 셋째 주 금요일입니다. 이 날짜를 기준으로 옵션의 생사가 갈립니다.

 

주가지수 선물은 조금 다릅니다. 선물은 분기마다 만기가 돌아오고, 3월·6월·9월·12월 셋째 주 금요일이 만기입니다.

세 마녀의 날이 사라진 이유

 
 
 
이렇게 되면 분기 마지막 달 셋째 주 금요일에는 특이한 일이 벌어집니다.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 주가지수 선물 세 가지 만기가 같은 날 돌아옵니다. 이 날을 흔히 Triple Witching Day, 우리말로는 세 마녀의 날이라고 부릅니다.

 

세익스피어의 맥베스에서 세 마녀가 혼란을 일으키는 장면에 빗대어 붙은 이름인데, 실제로 과거에는 이 날 시장 변동성이 폭발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세 마녀의 날 영향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0DTE 옵션의 등장 때문입니다.

 

0DTE 옵션이란 무엇인가

0DTE는 Zero Days To Expiration, 말 그대로 만기가 하루도 남지 않은 옵션을 뜻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하루짜리도 아닙니다. 미국 정규장 기준으로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까지, 6시간 30분짜리 옵션입니다.

 

이 상품은 CBOE가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했습니다. 처음에는 실험적인 상품처럼 보였지만, 지금은 전체 옵션 거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이 되었습니다.

 

하루짜리 옵션 거래가 매일 발생하다 보니, 월물이나 분기물 만기일에 거래가 집중되던 구조가 분산되었고, 그 결과 세 마녀의 날의 변동성도 자연스럽게 약해진 것입니다.

 

0DTE가 만들어내는 극단적인 베팅 구조

 
 
 
 

0DTE의 본질은 확률은 낮지만 반응은 극단적인 구조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CPI 발표 30분 전, 한 트레이더가 델타 0.05 수준의 OTM 콜옵션에 100만 달러를 베팅했다고 가정해 봅니다. 여기서 델타는 기초자산 가격 변화에 대한 옵션 가격의 민감도를 뜻합니다. 0.05라는 수치는, 주가가 크게 움직이지 않으면 거의 반응하지 않는 수준입니다.

 

OTM, 즉 외가격 옵션은 행사가가 현재 가격과 멀리 떨어져 있어 아주 싸게 매수할 수 있는 대신, 웬만한 변동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CPI가 시장 예상과 크게 어긋나면서 지수가 급등하거나 급락하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행사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며 델타는 빠르게 1에 가까워지고, 옵션 가격은 몇 배, 경우에 따라 몇십 배까지 튀어 오릅니다.

이게 바로 0DTE가 하루짜리 로또라는 별명을 얻은 이유입니다.

반대편 베팅 아이언 콘도어

모든 사람이 이런 베팅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트레이더들은 정반대 전략을 씁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언 콘도어입니다.

 

아이언 콘도어는 콜과 풋 양쪽의 OTM 옵션을 매도하고, 그 바깥에 헷지용 옵션을 매수하는 구조입니다. 콜과 풋 두 날개를 펼친 모습이 독수리 같다고 해서 콘도어라는 이름이 붙었고, 손실을 제한하는 구조라 앞에 아이언이 붙었습니다.

 

예를 들어 지수가 4,800이라면
4,860 콜 매도 + 4,900 콜 매수
4,740 풋 매도 + 4,700 풋 매수

 

이렇게 구성합니다. 지수가 4,740~4,860 사이에 머무르면 처음 받은 프리미엄이 수익이 됩니다.

큰 수익은 아니지만 확률은 높습니다. 대신 예상 범위를 벗어나도 최대 손실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결국 선택은 둘 중 하나입니다.
낮은 확률로 큰 수익을 노리느냐,
높은 확률로 잔돈을 쌓느냐.

 

커버드콜 ETF와 0DTE의 연결고리

0DTE 시장에는 항상 사는 쪽과 파는 쪽이 공존합니다. 흥미롭게도 커버드콜 ETF는 주로 파는 쪽에 서 있습니다. 기초자산을 보유한 상태에서 콜옵션을 매도해 프리미엄을 수익으로 가져가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 ETF들은 월물 옵션뿐 아니라 0DTE 옵션 매도 전략도 활용합니다. 큰 수익의 가능성은 포기하지만, 대신 비교적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한 줄 정리 대신 남기고 싶은 생각

이 글은 0DTE 옵션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다만 우리가 흔히 접하는 ETF, 특히 커버드콜 상품 안에도 이런 계산과 선택이 녹아 있다는 점을 이해할 필요는 있습니다. 시장에는 늘 반대편이 있고, 공짜 수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loading